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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자동화

상황별 AI 도구모음 - 샘플 챕터2 : AI에게 시키기 전에, 주문서 한 장을 쓰세요

2026.09.25

AI에게 시키기 전에, 주문서 한 장을 쓰세요

주문서 한 장을 쓰세요

이전 글에 이어서 전자책 미리보기 두 번째입니다. 지난 글은 스킬 후보 세 개를 AI에게 검토시켜 첫 스킬을 설치하는 장면이었죠. 오늘은 그 하루 전으로 돌아갑니다. 도구를 고르기 전에 반드시 해 둬야 할 일이 하나 있거든요. 내가 원하는 걸 주문서 한 장으로 적는 일입니다. 예시는 쇼츠 대본이지만, 회의록·영수증·견적서에도 그대로 옮겨 쓸 수 있어요.


"자동화하고 싶어"라고 썼더니

한도윤 씨는 마케팅 대행사 4년 차 직장인입니다. 퇴근하면 "혼살 30초"라는 생활정보 쇼츠 채널을 운영해요.

오늘도 Claude 창을 열고 이렇게 씁니다.

"쇼츠 대본 자동화하고 싶어. 도와줘."

답이 금방 옵니다. 길고, 친절하고, 성실합니다. 대본 구조 짜는 법, 훅 쓰는 요령, 편집 프로그램 추천까지 들어 있어요.

다 읽고 나서 도윤 씨가 중얼거립니다.

"…그래서 나는 뭘 하면 되는데?"

틀린 말은 하나도 없는데, 도윤 씨 얘기도 하나도 없습니다.

🎯 오늘의 목표 자동화 후보 하나를 "입력 → 결과 → 기준" 한 문장으로 쓰고, 매번 붙여넣던 설명을 파일 하나로 정리한다.


문제는 주문서처럼 씁니다

식당에 가서 "맛있는 거 주세요"라고 하면 뭐가 나올까요? 뭐가 나오긴 합니다. 그런데 그게 내가 먹고 싶던 건지는 운이에요.

"김치찌개 2인분, 덜 맵게, 7시까지 포장이요." 이렇게 말하면 주방이 헤맬 일이 없습니다.

도윤 씨의 "쇼츠 대본 자동화하고 싶어"는 "맛있는 거 주세요"였어요. Claude가 성실하게 이것저것 차려 낸 것도 그래서입니다.

주문서에는 칸이 딱 세 개면 됩니다.

칸묻는 것도윤 씨의 답
입력내가 뭘 주면주제 한 줄
결과뭘 받고 싶나40초짜리 쇼츠 대본
기준뭐가 맞으면 합격인가채널 말투, 첫 3초 규칙

셋 중 제일 중요한 게 뭐냐면요. 기준입니다.

입력과 결과는 다들 잘 적어요. 그런데 기준은 자주 빠집니다. "좋은 대본"이라고만 쓰고 넘어가죠. 기준이 없으면 나중에 도구를 골라 놓고도 좋은지 나쁜지 판단할 수가 없습니다. 맛을 보긴 했는데 뭐가 맛있는 건지 정해 두지 않은 셈이에요. 이 기준 칸은 나중에 도구를 채점하는 표로 그대로 쓰입니다. 오늘 적어 두면 두 번 일하지 않아요.

왜 도구부터 찾으면 안 될까요?

장보기 목록 없이 마트에 가 본 적 있죠? 돌아와 보면 봉지에 과자만 가득합니다. 정작 사려던 두부는 없고요.

도구 찾기도 똑같습니다. 주문서 없이 스킬 목록을 구경하면 멋져 보이는 것을 깔게 돼요. 그러다 뭐가 켜져 있는지 모르는 상태가 됩니다. 도윤 씨가 지금 그렇죠.

그래서 순서는 늘 이렇게 갑니다. 문제를 먼저 쓰고, 도구는 그다음에 찾습니다.

매번 붙여넣던 그 긴 글

주문서를 쓰다 보면 하나가 더 보입니다. 도윤 씨가 메모장에서 매번 복사하던 채널 소개예요.

그 글은 사실 기준의 재료입니다. 누가 보는지, 어떤 말투인지, 첫 3초에 뭘 하는지가 다 들어 있거든요. 오늘은 그 글을 파일 하나로 깔끔하게 정리해 둡니다. 다음 단계부터 이 파일을 계속 씁니다.


직접 해 볼까요? — 네 단계

1단계. 주문서 칸 만들기

메모장이든 워드든, 아래 네 칸만 그려 두면 됩니다.

입력    : 내가 무엇을 주면
결과    : 무엇을 받고 싶은가
기준    : 무엇이 맞으면 합격인가 (두 개까지)
한 문장 : (3단계에서 채웁니다)

2단계. Claude에게 주문을 받게 하기

빈칸을 혼자 채우지 않습니다. Claude에게 질문을 해 달라고 합니다. 새 대화를 열고 아래 (1) 주문 받기 지시문을 넣으세요. 괄호 안에는 자동화하고 싶은 일을 적습니다.

Claude가 입력·결과·기준을 하나씩 물어 옵니다. 한 번에 한 칸씩이라 답하기가 어렵지 않아요. 기준 차례가 되면 "합격과 불합격을 어떻게 구분하나요?" 같은 질문이 이어집니다.

여기서 막히면 이렇게 떠올려 보세요. "이런 대본이 오면 다시 쓰라고 할 것 같다" 싶은 순간이요. 그 반대가 기준입니다.

3단계. 한 문장으로 줄이기

이어서 (2) 한 문장 만들기 지시문을 넣습니다. 도윤 씨의 결과는 이랬어요.

"주제 한 줄만 주면, 40초짜리 쇼츠 대본이, 우리 채널 말투와 첫 3초 규칙에 맞게 나오게 한다."

이 문장을 주문서의 "한 문장" 칸에 붙여 넣습니다. 스킬을 고르러 갈 때 이 문장을 들고 갑니다.

4단계. 채널 소개를 파일로 정리하기

매번 붙여넣던 설명을 Claude에게 보여 주고 (3) 설명 정리 지시문을 넣습니다.

흩어져 있던 메모가 "누가 보나 / 말투 / 구성 규칙 / 하지 않는 것" 네 칸으로 갈라져 돌아옵니다. 빠진 칸이 있으면 비워 둔 채로, 무엇을 더 정해야 하는지 되묻는 줄이 따라와요.

결과를 복사해서 내채널_소개.md 같은 이름으로 저장하세요.

📌 이 파일은 아직 스킬이 아닙니다. 그냥 잘 정리된 메모예요. 이 메모가 레시피 카드, 즉 스킬이 되는 건 조금 뒤의 일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면 충분해요.


복사해서 쓰는 지시문

(1) 주문 받기

제가 자동화하고 싶은 일은 [쇼츠 대본 쓰기]입니다.
이 일을 "입력 → 결과 → 기준" 세 칸으로 정리하고 싶습니다.

한 번에 질문 하나씩, 세 칸을 차례로 물어봐 주세요.
기준을 물을 때는 "합격과 불합격을 어떻게 구분하는지" 구체적으로 물어봐 주세요.
제 답이 모호하면 예시를 들어 다시 물어봐 주세요.

(2) 한 문장 만들기

지금까지의 답을 한 문장으로 줄여 주세요.
형식: "[입력]만 주면, [결과]가, [기준]에 맞게 나오게 한다."
기준은 두 개까지만 남겨 주세요. 나머지는 아래에 따로 적어 주세요.

(3) 설명 정리

아래는 제가 AI에게 매번 붙여넣던 설명입니다.
이것을 다시 쓰기 좋게 정리해 주세요.

칸은 네 개입니다: 누가 보나 / 말투 / 구성 규칙 / 하지 않는 것
제가 쓴 표현은 되도록 그대로 살려 주세요.
빠진 칸이 있으면 비워 두고, 제게 물어볼 질문을 한 줄 적어 주세요.

[여기에 붙여넣던 설명을 넣으세요]

쇼츠가 아니어도 될까요?

주문서는 어떤 일에든 붙습니다.

  • 신입사원 오하늘 씨라면 "회의 녹음 파일만 주면, 한 장짜리 보고서가, 팀장님 보고 양식에 맞게 나오게 한다."
  • 식당 사장님 김만석 씨라면 "영수증 사진만 주면, 매입·매출 정리표가, 세무사님께 드리는 양식에 맞게 나오게 한다."
  • 1인 디자이너 윤채원 씨라면 "고객 메일만 주면, 수정 목록이, 우선순위와 담당 화면이 붙은 형태로 나오게 한다."

세 문장 모두 기준 칸에 "누구의 양식"이 들어가 있죠. 기준은 대개 사람에게서 나옵니다.


🔧 안 될 때

증상원인해결
한 문장이 너무 길어요기준을 전부 넣음기준은 두 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아래로
기준이 "좋은 대본"처럼 흐릿해요합격·불합격 장면을 안 떠올림"다시 쓰라고 할 것 같은 결과"를 먼저 적고 뒤집기
정리된 소개가 원래 글과 딴판이에요Claude가 표현을 다듬음"제 표현을 그대로 살려 주세요"를 강조해 다시 요청
자동화 후보가 여러 개라 못 고르겠어요하나로 좁히지 않음이번 주에 세 번 이상 한 일부터. 나머지는 적어만 두기

주문서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매번 붙여넣던 긴 글이 파일 하나로 얌전히 정리됐어요.

한 문장과 메모 한 장. 눈에 보이는 결과물은 이게 전부입니다. 그런데 이 두 장이 없으면 도구를 아무리 깔아도 좋은지 나쁜지 알 수가 없어요.

이제 주문서를 들고 장을 보러 갑니다. 그다음 장면이 지난 글에서 본 그날이에요. 후보 세 개를 AI에게 먼저 맛보게 하는 날이죠.


이 글은 『상황별 AI 도구모음』 전자책의 일부입니다

미리보기 두 번째 글이었습니다. 이 책은 지금 막바지 집필 중이며, 조만간 전자책 코너에서 만나 보실 수 있어요.

이런 분이 필요한 책으로 집필 중입니다

혹시 이 중에 내 얘기가 있는지 한번 보세요.

  • AI에게 매번 같은 설명을 다시 붙여넣는 분. 채널 소개, 보고서 양식, 브랜드 말투를 대화 시작할 때마다 복사하고 있다면요.
  • AI 창과 다른 프로그램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분. 자료를 붙여넣고, 결과를 다시 복사해 옮기는 일이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된다면요.
  • 매주 같은 요일에 같은 일을 하는 분. 월요일 아침의 그 정리, 금요일 오후의 그 보고서요.
  • 추천 글을 따라 이것저것 깔아 둔 분. 뭐가 켜져 있는지, 지워도 되는지 모르겠다면 그것도 신호입니다.

이 세 가지 신호가 각각 스킬, MCP, 예약 작업으로 가는 갈림길입니다. 책은 이 갈림길을 읽는 법부터 시작해요. 그래서 도구 목록을 외우는 책이 아니라, 내 일에서 자동화할 자리를 찾아내는 눈을 기르는 책입니다. 도구 이름은 몇 달이면 바뀌어도 이 눈은 남거든요.

도윤 씨는 30일 동안 그 눈으로 한 칸씩 올라갑니다. 문제를 한 문장으로 쓰고, 스킬을 골라 설치하고, 내 말투 스킬을 직접 만들고, MCP로 내 파일과 앱까지 연결한 다음, 안 쓰는 것을 정리하고, 맞는 도구가 없으면 나만의 것을 만듭니다. 코딩 이야기는 나오지 않아요. 코드는 AI가 쓰고, 당신은 무엇이 필요한지 말하고 결과를 검수합니다.

회의록을 정리하는 신입사원도, 영수증을 분류하는 사장님도, 고객 피드백을 반영하는 1인 디자이너도 같은 사다리를 탑니다. 오늘 주문서를 한 장 써 보셨다면, 이미 첫 칸에 발을 올리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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