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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자동화

[1부] 대답하는 AI에서 일하는 AI로 — Hermes Agent란 무엇인가

2026.08.15

목차

  1. AI에게 "질문"하는 것과 "일"을 맡기는 것은 어떻게 다를까?
  2. AI 챗봇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할까?
  3. AI 에이전트는 왜 하필 지금 등장했을까?
  4. Hermes Agent란 무엇인가?
  5. Hermes Agent는 어떻게 작동할까?
  6. Hermes Agent는 누가 쓰면 좋고, 누구에겐 아직 필요 없을까?
  7. 실제로 무엇을 자동화할 수 있을까?

AI 에이전트 & Hermes Agent

1. AI에게 "질문"하는 것과 "일"을 맡기는 것은 어떻게 다를까?

AI 에게 질문 VS 일 맡기기

자, 오늘은 조금 낯선 이름 하나를 들고 왔습니다. Hermes Agent. 그런데 이 이름을 바로 꺼내면 십중팔구 "그게 뭔데요?"로 끝나버립니다. 그래서 순서를 좀 바꿔볼게요. 도구 이름 대신, 여러분이 이미 매일 하고 계신 일에서 출발하겠습니다.

여러분, ChatGPT나 Claude한테 "이번 주 개발 뉴스 정리해줘"라고 물어보신 적 있으시죠? 아주 그럴듯한 답이 돌아옵니다. 그런데 그 답을 받아서 실제로 하는 일은 뭔가요? 복사해서 노션에 붙여넣고, 링크를 하나씩 확인하고, 팀 슬랙에 올리고, 다음 주에 또 똑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AI가 한 건 "대답"이고, 나머지 손발은 전부 사람이 움직인 거예요.

여기서 딱 한 문장만 기억해두시면 됩니다. 챗봇은 답을 주고, 에이전트는 일을 끝냅니다.

비유를 하나 들어볼까요. 아주 똑똑한 신입 직원을 뽑았다고 상상해보세요. 이 친구는 뭘 물어봐도 척척 대답합니다. 그런데 사무실 문 앞에 세워두고 안으로는 못 들어오게 했어요. 컴퓨터도 못 만지고, 메일함도 못 열고, 전화도 못 받습니다. 문틈으로 질문을 밀어넣으면 답만 적어서 다시 밀어주는 거죠. 이게 지금 우리가 챗봇을 쓰는 방식입니다.

에이전트는 그 신입에게 사원증을 발급해주고, 자리를 주고, 컴퓨터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것과 같습니다. 이제 이 친구는 직접 자료를 찾고, 파일을 열어보고, 문서를 만들어서 저장까지 합니다. 능력은 그대로인데, 환경과 권한이 바뀐 것뿐이에요. 그런데 결과물의 성격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여러분이 자연스럽게 떠올리셔야 할 질문이 두 개 있습니다. "그 사원증을 누가, 어떻게 만들어주지?" 그리고 "그렇게 권한을 다 줘도 괜찮나?" — 오늘 1부에서는 첫 번째 질문에 답하는 도구로 Hermes Agent를 소개할 거고, 두 번째 질문은 2부에서 아주 진지하게 다룰 예정입니다.

그런데 그 전에요. "챗봇으로는 정말 안 되는 건가?"부터 짚고 넘어가야 순서가 맞겠죠. 다음 길로 가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Building Effective AI Agents | Anthropic A practical guide to building agents | OpenAI

2. AI 챗봇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할까?

AI 챗봇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할까?

ChatGPT나 Claude가 뭔지는 이미 아실 겁니다. 사람이 쓴 방대한 글을 학습한 대규모 언어 모델(LLM) 위에 채팅 화면을 씌운 서비스죠. 여기까진 짧게 넘어가겠습니다.

중요한 건 이 친구들이 뭘 진짜 잘하느냐입니다. 세 가지입니다. 첫째, 언어를 다루는 일 — 요약, 번역, 초안 작성, 문체 다듬기. 둘째, 설명하는 일 — 모르는 개념을 내 수준에 맞게 풀어주는 것. 셋째, 발상하는 일 — 아이디어를 열 개쯤 던져달라고 하면 정말 열 개를 던집니다. 이 세 가지는 지금도 압도적으로 잘합니다.

그럼 못하는 건 뭘까요. OpenAI가 아주 깔끔하게 선을 그어놨습니다. "LLM을 쓰긴 하지만 LLM이 작업 흐름의 실행을 제어하지 않는다면, 그건 에이전트가 아니다." 단순 챗봇, 한 번 주고받고 끝나는 LLM 호출, 감정 분류기 같은 것들이 여기 해당한다고 콕 집어 말합니다.

이 말을 우리 언어로 번역하면 이렇습니다. 챗봇은 말하는 것까지만 합니다. 내 컴퓨터의 파일은 못 열고, 명령어는 못 돌리고, 어제 하다 만 일을 스스로 이어서 하지 못합니다. 결정적으로 혼자서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합니다. 매 걸음마다 사람이 "그다음은?"이라고 밀어줘야 움직여요. (참고로 요즘 챗봇들은 대화를 넘나드는 기억 기능을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기억한다는 것과 실행한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얘기죠.)

비유하자면 챗봇은 엄청나게 유식한 전화 상담원입니다. 뭘 물어봐도 정확하게 알려줍니다. 은행 대출 조건도, 서류 준비 방법도 술술 읊어줘요. 상담 이력도 남겨둡니다. 그런데 그 상담원이 대신 서류를 떼러 주민센터에 가주지는 않습니다. 발이 없거든요.

여기서 오해 하나를 미리 정리하고 갈게요. 이건 "챗봇이 열등하다"는 이야기가 전혀 아닙니다. 전화 한 통으로 끝날 일에 직원을 파견 보내는 건 낭비죠. 짧은 질문, 초안 한 장, 개념 하나 이해하기 — 이런 일에는 지금도 챗봇이 정답입니다. 문제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고, 매주 반복되고, 여러 도구를 오가야 하는 일입니다. 여기서 챗봇을 쓰면 AI는 5분 일하고 사람이 55분 일하게 되죠.

그럼 이 상담원한테 발을 달아주려는 시도, 왜 하필 지금 터졌을까요? 다음 길에서 그 이유를 숫자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참고 자료:

3. AI 에이전트는 왜 하필 지금 등장했을까?

AI 에이전트는 왜 지금 등장했을까?

"AI가 일을 대신한다"는 발상 자체는 새롭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2023년이 아니라 지금일까요? 세 가지 조각이 순서대로 맞아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첫째, 손이 생겼습니다. 2023년 6월 OpenAI가 function calling을 내놓으면서, 모델이 "이 함수를 이렇게 호출해줘"라는 형식을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게 됐습니다. 말만 하던 AI가 처음으로 바깥 세상의 스위치를 누를 수 있게 된 순간이죠. 2024년 10월 Anthropic의 computer use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화면을 보고 마우스를 움직이는 것까지 시도합니다.

둘째, 콘센트 규격이 통일됐습니다. 2024년 11월 Anthropic이 공개한 MCP(Model Context Protocol)입니다. AI 앱이 N개, 연결할 데이터·도구가 M개면 원래는 N×M개의 커넥터를 일일이 만들어야 했어요. MCP는 이걸 하나의 규격으로 바꿉니다. 나라마다 다른 콘센트를 USB-C 하나로 통일한 것과 똑같습니다. 이 표준은 2025년 12월 Anthropic이 리눅스 재단 산하 Agentic AI Foundation에 기부하면서 특정 회사의 것이 아니게 됐고, 2026년 7월 새 사양이 나올 무렵엔 공식 SDK 월간 다운로드가 약 5억 회에 달합니다.

셋째, 그리고 이게 제일 중요한데 — 지구력이 붙었습니다. METR이라는 연구 기관이 재미있는 걸 측정합니다. "AI가 절반의 확률로 완수할 수 있는 작업이, 사람 기준으로 몇 분짜리인가?" 2026년 1월 발표된 수치를 보시죠. GPT-4(2023년)는 약 3.6분. Claude Opus 4.5는 약 320분, 다섯 시간이 넘습니다. 그리고 이 길이는 2024년 이후 약 89일마다 두 배로 늘고 있습니다.

이 숫자가 왜 결정적이냐면요. 3.6분짜리 일밖에 못 끌고 가는 AI한테는 애초에 "알아서 해줘"라고 맡길 수가 없습니다. 두 걸음만 가도 길을 잃으니까요. 그런데 다섯 시간짜리 일을 혼자 끌고 갈 수 있다면? 그때부터는 맡기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 됩니다.

마라톤 비유가 딱 맞습니다. 예전 AI는 100미터는 세계 신기록으로 뛰는데 그 이상은 못 달렸어요. 그래서 사람이 100미터마다 데리러 가서 다음 구간까지 데려다줘야 했죠. 지금은 혼자 10킬로를 뜁니다. 사람의 역할이 "구간마다 끌고 가기"에서 "코스를 정해주고 결승선에서 기록 확인하기"로 바뀐 겁니다.

세 조각이 모였으니 이제 실제 도구를 볼 차례입니다. 오늘의 주인공, Hermes Agent를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4. Hermes Agent란 무엇인가?

Hermes Agent란 무엇인가

한 문장으로 가겠습니다. Hermes Agent는 Nous Research가 만든, MIT 라이선스의 오픈소스 AI 에이전트입니다. 파이썬으로 짜여 있고, 내 컴퓨터에 직접 설치해서 씁니다.

그리고 시작부터 함정 하나를 치우고 가야 합니다. Nous Research는 원래 Hermes라는 이름의 오픈웨이트 언어 모델 시리즈로 유명한 곳입니다. Hermes 4 같은 것들이죠. 그래서 "Hermes Agent = Hermes 모델을 돌리는 도구"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틀렸습니다. 공식 문서가 아예 대놓고 이렇게 적어놨어요. Hermes 4 모델은 "Hermes Agent 안에서 쓰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대화와 추론에 맞춰 튜닝됐지, 에이전트가 의존하는 빠른 연속 도구 호출 루프에는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요. 대신 Claude Sonnet이나 GPT 계열 같은 프런티어 모델을 권합니다.

정리하면 이름만 같고 하는 일은 완전히 다릅니다. Hermes는 모델 브랜드이자 에이전트 브랜드예요. 마치 같은 회사가 만든 "카카오톡"과 "카카오맵"처럼요.

그럼 Hermes Agent는 AI인가요, 프로그램인가요? 프로그램입니다. 정확히는 "AI 모델을 두뇌로 빌려다 쓰는 프로그램"이죠. 그 자체는 생각하지 못합니다. 대신 Anthropic, OpenAI, Google, DeepSeek, xAI, OpenRouter, AWS Bedrock, 그리고 내 노트북에서 돌아가는 로컬 모델(Ollama, vLLM 등)까지 — OpenAI 호환 API를 쓰는 곳이면 어디든 붙여서 두뇌로 삼습니다.

자동차와 엔진 비유가 제일 잘 맞습니다. Hermes Agent는 차체이고, Claude나 GPT는 엔진입니다. 차체에는 핸들과 바퀴와 트렁크와 계기판이 달려 있죠. 엔진은 내가 골라서 얹으면 되고, 마음에 안 들면 갈아 끼울 수도 있습니다. 엔진 없이 차체만 있으면 못 굴러가고, 엔진만 덜렁 있어도 어디 갈 수가 없어요.

Hermes Agent가 그 차체에 달아둔 것들은 이렇습니다. 파일 읽고 쓰기, 터미널 명령 실행, 웹 검색과 페이지 읽기, 브라우저 조작, 이미지·영상·음성 처리, 세션 간 기억(메모리), 재사용 가능한 절차(Skills), MCP 서버 연결, 서브에이전트에게 일 나눠주기, 정해진 시각에 자동 실행(cron)까지. 공식 저장소는 "40개 이상"이라고 적어놨는데, 도구 레퍼런스 문서를 세어보면 현재 등록된 도구는 약 83개입니다.

실행 방식도 세 가지입니다. 터미널에서 hermes로 띄우는 CLI/TUI, 맥·윈도우·리눅스용 데스크톱 앱(hermes desktop), 그리고 텔레그램·디스코드·슬랙·왓츠앱·시그널·이메일에서 메시지로 부리는 방식입니다. 마지막 게 좀 특이하죠? Nous Research는 공개 당시 X 게시물에서 자기 위치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 "Claude Code 스타일 CLI와 OpenClaw 스타일 메시징 플랫폼 에이전트 사이에 있다."

자, 뭘 할 수 있는지는 대충 감이 오셨을 겁니다. 그런데 이게 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걸까요? 뚜껑을 열어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5. Hermes Agent는 어떻게 작동할까?

Hermes Agent는 어떻게 작동할까?

구조부터 그림으로 잡고 가겠습니다.

핵심은 화살표가 아래로만 흐르지 않는다는 겁니다. 맨 아래 결과가 다시 위로 올라가서 다음 판단의 재료가 되죠. Anthropic은 이 순환을 아주 짧게 정리했습니다. "맥락 수집 → 행동 → 결과 검증 → 반복."

한 번 따라가 볼까요. "이번 주 개발 뉴스를 정리해서 파일로 저장해줘"라고 시켰다고 합시다.

Hermes는 먼저 계획을 세웁니다(todo 도구로 할 일 목록을 만들기도 합니다). 그다음 web_search로 검색하고, 결과를 보니 기사 본문이 필요하겠다 싶으면 web_extract로 페이지를 마크다운으로 긁어옵니다. 읽어보고 "이건 광고 글이네" 싶으면 버리고 다시 검색합니다. 충분히 모였다 싶으면 write_file로 저장하고, read_file로 다시 열어서 제대로 써졌는지 확인합니다.

여기서 챗봇과의 결정적 차이가 나옵니다. 챗봇은 자기가 뱉은 답이 맞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반면 에이전트는 파일을 다시 열어보고, 명령을 실행해서 에러가 나는지 보고, 페이지를 열어서 진짜 그런 내용인지 확인합니다. 매 걸음마다 현실에서 정답지를 받아오는 것이죠.

그리고 이게 단순 자동화 도구와도 다른 이유입니다. 예전 매크로나 RPA는 "1번 클릭, 2번 입력, 3번 저장"을 순서대로 재생합니다. 버튼 위치가 10픽셀만 바뀌어도 전체가 멈춰버려요. 에이전트는 목표만 알고 있고, 경로는 그때그때 정합니다. 검색 결과가 비면 다른 키워드로 다시 찾고, 파일이 없으면 만들고, 명령이 실패하면 에러 메시지를 읽고 고쳐서 다시 시도합니다.

내비게이션 비유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옛날 종이 지도는 "3번 출구에서 좌회전"이라고 적혀 있는데, 그 길이 공사 중이면 그냥 거기서 끝입니다. 요즘 내비는 목적지만 알고 있어서, 막히면 알아서 우회로를 찾죠. RPA가 종이 지도라면, 에이전트는 실시간 내비게이션입니다. 그런데 내비도 가끔 논밭으로 안내하잖아요? 그래서 승인 절차와 검증이 중요해지는데, 이 얘기는 2부에서 아주 자세히 하겠습니다.

여기에 Hermes만의 특징이 하나 더 있습니다. 세션 간 기억입니다. ~/.hermes/memories/ 폴더에 MEMORY.md(에이전트가 스스로 적는 메모)와 USER.md(사용자 프로필)를 두고, 새 대화를 시작할 때마다 이걸 불러옵니다. 어제 알려준 걸 오늘 또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에요. 심지어 복잡한 작업을 끝낸 뒤 그 절차를 Skill로 스스로 저장해두기도 합니다. Nous가 Hermes Agent를 "self-improving agent(스스로 개선하는 에이전트)"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참고 자료:

6. Hermes Agent는 누가 쓰면 좋고, 누구에겐 아직 필요 없을까?

Hermes Agent는 누가 쓰면 좋고, 누구에겐 아직 필요 없을까?

이 대목에서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Hermes Agent는 모두가 써야 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유행한다고 다들 깔았다가 한 달 뒤 지우는 일이 정말 흔하거든요. 그래서 "누가 쓰면 좋은가"보다 "어떤 일에 필요한가"로 접근하는 게 훨씬 정확합니다.

기준은 딱 두 가지입니다. 반복되는가, 그리고 여러 단계를 거치는가. 둘 다 해당하면 후보, 하나만 해당하면 애매, 둘 다 아니면 그냥 챗봇 쓰세요.

이 기준으로 보면 잘 맞는 분들이 이렇습니다. 개발자는 두말할 것 없습니다. 코드베이스 훑고, 테스트 돌리고, 로그 뒤지고, PR 정리하는 일이 전부 다단계 반복 작업이니까요. 1인 사업자나 프리랜서도 궁합이 좋습니다. 경쟁사 확인, 견적서 작성, 정산 정리 — 사람 뽑기엔 애매하고 손으로 하기엔 아까운 일들이 쌓여 있죠. 콘텐츠 제작자는 주제 리서치부터 자료 정리, 초안까지의 파이프라인이 매번 똑같습니다. 반복 업무가 많은 사무직은 매주 같은 보고서, 같은 취합, 같은 정리를 하고 계실 거예요.

특히 여러 AI 도구를 함께 쓰는 분께는 Hermes의 성격이 잘 맞습니다. 앞서 봤듯 제공자를 자유롭게 바꿔 끼울 수 있고, 텔레그램이나 슬랙에서도 부를 수 있으니까요.

반대로 아직 필요 없으신 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첫째, AI를 이제 막 써보기 시작한 분. 챗봇 프롬프트도 아직 손에 안 익었는데 에이전트를 얹으면 뭐가 잘못됐는지 진단조차 못 합니다. 둘째, 하는 일이 매번 다른 분. 자동화할 "패턴"이 없으면 자동화할 게 없어요. 셋째, 터미널이 아직 무서운 분. Hermes는 기본적으로 설치형 CLI 도구라서, 명령어 창을 열어본 적 없다면 진입 문턱이 꽤 높습니다.

운동 기구 비유를 들어볼게요. 홈짐에 러닝머신, 벤치프레스, 케이블 머신을 다 들여놓는다고 몸이 좋아지지 않습니다. 매일 같은 루틴을 반복하는 사람에게만 의미가 있죠. 일주일에 한 번 산책하는 분한테는 러닝화 한 켤레가 정답입니다. Hermes Agent는 홈짐이에요. 반복할 루틴이 이미 있는 사람에게만 가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숫자로도 이 신중함이 뒷받침됩니다. Gartner는 2027년 말까지 에이전틱 AI 프로젝트의 40% 이상이 취소될 것으로 봅니다. 이유가 딱 우리 얘기와 같아요 — 비용 급증, 불분명한 가치, 미흡한 리스크 통제. 심지어 수천 개 벤더 중 실제로 에이전트다운 곳은 130곳 정도로 추정하면서 "agent washing(에이전트 세탁)"이라는 표현까지 씁니다.

자, 그럼 "반복되고 여러 단계인 일"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인지, 사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참고 자료:

7. 실제로 무엇을 자동화할 수 있을까?

실제로 무엇을 자동화할 수 있을까?

말로만 하면 안 와닿으니, 같은 일을 사람이 할 때에이전트에게 맡길 때로 나란히 놓고 보겠습니다.

사례 1. 매일 아침 뉴스 수집과 요약. cronjob 도구로 "매일 오전 8시"를 걸어두면, Hermes가 알아서 검색하고, 본문을 긁어 요약하고, 결과를 텔레그램이나 슬랙으로 보내줍니다. 여러분은 아침에 폰을 열기만 하면 돼요.

사례 2. 경쟁사 조사와 보고서 작성. "이 세 회사의 최근 3개월 제품 업데이트를 비교해줘"라고 시키면, 검색 → 공식 블로그 방문 → 표로 정리 → 파일 저장까지 한 번에 갑니다. browser_* 도구가 있어서 로그인이 필요한 페이지나 자바스크립트로 그려지는 화면도 다룰 수 있습니다.

사례 3. 유튜브·블로그 콘텐츠 제작 보조. 주제 리서치, 참고 자료 수집, 대본 초안, 썸네일용 이미지 생성(image_generate), 나레이션 음성 합성(text_to_speech)까지 파이프라인 안에 있습니다.

사례 4. 파일과 문서 정리. "이 폴더의 PDF를 전부 읽고 제목·날짜·핵심 3줄로 표를 만들어줘" 같은 일이죠. 사람이 하면 하루, 에이전트는 그동안 커피 한 잔 마실 시간입니다.

사례 5. 개발 프로젝트 관리. terminal 도구로 테스트를 돌리고, kanban_* 도구로 작업 보드를 관리하고, delegate_task로 서브에이전트에게 항목별 조사를 나눠줍니다. 이 얘기는 2부에서 Claude Code와 엮어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사례 6. 반복적인 데이터 수집. 매주 같은 사이트에서 같은 표를 긁어와 누적 파일에 붙이는 일. 그야말로 교과서적인 자동화 대상입니다.

여기서 짚고 갈 게 있습니다. 위 사례들의 공통점은 "틀려도 즉시 치명적이지 않다"는 겁니다. 뉴스 요약이 조금 어색해도, 표 하나가 빠져도 다시 돌리면 됩니다. 반대로 고객에게 메일을 자동 발송한다거나, 프로덕션 서버에 배포한다거나, 결제를 실행하는 일은 처음부터 맡기면 안 됩니다. 되돌릴 수 없거든요.

세탁기 비유로 정리하겠습니다. 세탁기는 빨래를 대신 해주지만, 여러분은 여전히 빨래를 분류해서 넣습니다. 흰옷과 색깔옷을 섞어 돌리면 어떻게 되는지 다들 아시죠? 에이전트도 똑같습니다. 자동화의 성패는 무엇을 맡기고 무엇을 손에 쥐고 있을지 분류하는 능력에서 갈립니다.

자, 여기까지가 1부입니다. AI 챗봇에서 시작해 에이전트가 왜 등장했는지, Hermes Agent가 무엇이고 어떻게 돌아가며 누가 어떤 일에 쓰는지까지 지도를 따라 걸어왔습니다. 그런데 눈치채셨을 겁니다 — Hermes는 두뇌가 없어서 Claude나 GPT를 빌려 쓴다고 했죠. 그럼 Claude를 그냥 쓰는 것과는 뭐가 다를까요? 개발자들이 이미 쓰고 있는 Claude Code는 또 어디에 서 있는 걸까요? 그리고 이 둘을 함께 쓸 수 있을까요?

2부에서 이 질문들에 하나씩 답해드리겠습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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