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Claude와 Hermes Agent는 어떤 관계일까?
- Claude Code는 일반 Claude와 무엇이 다를까?
- Hermes Agent와 Claude Code는 경쟁 관계일까?
- Claude Code 설정을 Hermes로 가져오려면?
- 둘을 함께 쓰면 실제로 어떤 모습일까?
- 초보자는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일까?
- 자동화를 잘 쓰려면 어떤 원칙을 지켜야 할까?
- 무엇을 주의해야 하고, 결국 누구에게 가장 유용할까?

다시 오셨군요. 2부 화이트보드도 한 장 그려두고 시작하겠습니다. 1부 지도가 "에이전트란 무엇인가"를 그린 그림이었다면, 이번 지도는 "그래서 실제로 어떻게 쓰느냐"를 그린 그림입니다.
왼쪽 위는 역할 정리 구역입니다. 뇌 그림과 로봇 몸통 그림이 나란히 있는 게 보이시죠? Claude가 두뇌이고 Hermes가 몸통이라는 얘기, 그리고 그 사이에 Claude Code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여기서 정리합니다. 전동 드라이버 하나와 멀티툴 세트가 마주 보고 있는 그림도 이 구역에 있어요.
한가운데는 두 도구를 실제로 붙이는 구역입니다. 이삿짐 박스 옆에 금고가 하나 놓여 있는 그림이 핵심인데, 왜 금고만 따로 그려뒀는지는 4번 이야기에서 밝혀집니다. 그 아래로 실전 사례 아이콘들이 이어집니다.
아래쪽 절반은 통째로 "잘 쓰는 법"입니다. 계단 여섯 칸, 체크리스트 일곱 줄, 그리고 오른쪽 끝에 경고 삼각형과 신입사원 명찰이 붙어 있죠. 시작하는 순서, 지켜야 할 원칙, 그리고 조심해야 할 것들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아래쪽 절반이 오늘 이야기의 진짜 알맹이예요.
그럼 왼쪽 위, 뇌와 몸통이 그려진 자리부터 가보겠습니다.
1. Claude와 Hermes Agent는 어떤 관계일까?

지도 왼쪽 위, 뇌 그림과 로봇 몸통이 화살표로 이어진 바로 그 블록입니다.
1부에서 제가 슬쩍 흘린 문장 기억하시나요? "Hermes Agent는 그 자체로 생각하지 못한다"고 했죠. 이 문장 하나에서 오늘 이야기가 전부 출발합니다.
가장 흔한 오해부터 치우겠습니다. "Hermes를 쓰면 Claude를 안 써도 되는 거 아닌가요?" 정반대입니다. Hermes를 쓰려면 오히려 Claude(또는 GPT 같은 모델)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Hermes 설정 파일에 API 키를 넣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돌아가요.
가장 정확한 그림은 이겁니다.
Claude = 두뇌 (생각하고 판단한다)
Hermes = 몸통 + 손발 + 기억 (도구를 쥐고, 순서를 정하고, 기억한다)
택시 비유를 써볼게요. Claude는 운전 실력이고, Hermes는 차량과 미터기와 콜 시스템입니다. 운전을 아무리 잘해도 차가 없으면 손님을 태울 수 없고, 차가 아무리 좋아도 운전할 줄 모르면 못 갑니다. 그리고 이 차는 운전기사를 갈아 끼울 수 있어요 — 오늘은 Claude, 내일은 GPT, 예산이 빠듯한 달엔 내 노트북에서 돌아가는 무료 로컬 모델로요.
그럼 Claude만 쓸 때는 어떤 모습일까요. 브라우저에서 claude.ai를 열고 대화합니다. 파일을 첨부해서 물어보고, 답을 받아 복사합니다. 빠르고 편하고, 무엇보다 잘못될 일이 거의 없습니다. 내 컴퓨터를 건드리지 않으니까요.
Hermes + Claude로 가면 이렇게 바뀝니다. Claude가 판단한 내용이 곧바로 실행됩니다. "이 파일을 고쳐야겠다"고 판단하면 진짜로 고치고, "테스트를 돌려봐야겠다"고 하면 진짜로 돌립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기억해뒀다가 다음 주에 이어서 합니다. 대신 그만큼 잘못될 여지도 함께 생깁니다.
여기서 딱 한 가지만 기억해두세요. 판단의 품질은 모델이 결정하고, 사고의 크기는 에이전트가 결정합니다. 모델을 좋은 걸 쓰면 판단이 정확해지고, 에이전트에게 권한을 많이 주면 잘했을 때의 효과도 잘못했을 때의 피해도 함께 커집니다. 이 둘은 별개의 손잡이예요.
자, 그런데 개발자분들은 여기서 손을 드실 겁니다. "저 이미 Claude Code 쓰는데요?" 좋습니다. 바로 그 얘기를 하러 가겠습니다.
참고 자료:
2. Claude Code는 일반 Claude와 무엇이 다를까?

지도 왼쪽 위 구역, 터미널 창 아이콘과 자물쇠가 함께 그려진 블록으로 한 칸 이동했습니다.
Claude Code는 Anthropic이 직접 만든, 개발 작업에 특화된 AI 에이전트입니다. 터미널에서 claude를 치면 뜨고, VS Code나 JetBrains 확장으로도, 데스크톱 앱으로도, 웹(claude.ai/code)으로도 쓸 수 있습니다.
일반 Claude와의 차이를 한 줄로 줄이면 이겁니다. "파일 시스템과 명령 실행 권한이 있느냐 없느냐." 표로 보시죠.
| claude.ai 채팅 | Claude Code | |
|---|---|---|
| 파일 접근 | 업로드한 것만 | 프로젝트 전체 읽기/쓰기 |
| 명령 실행 | 불가 | git, npm, docker 등 실행 |
| 코드베이스 이해 | 첨부 파일 범위 | 저장소 전체 탐색 |
| 세션 간 유지 | 대화 메모리·프로젝트 단위 | CLAUDE.md·설정·자동 메모리를 코드베이스 단위로 유지 |
| 권한 제어 | 해당 없음 | 권한 모드로 단계 조절 |
주방 비유가 잘 맞습니다. claude.ai 채팅은 요리 상담 전화입니다. 재료 사진을 보내면 레시피를 알려주죠. Claude Code는 그 요리사가 내 주방에 들어와 있는 상태입니다. 냉장고를 직접 열고, 불을 켜고, 접시에 담아냅니다. 훨씬 빠르지만, 냉장고를 마음대로 정리해버릴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해요.
그래서 Claude Code에는 권한 모드(permission modes)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파일 수정 하나마다 사람이 도장을 찍는 수동 모드, 안전한 작업은 내장 분류기가 알아서 승인하고 위험한 건 막는 자동(auto) 모드, 실행 전에 계획서를 먼저 보여주는 계획(plan) 모드 같은 식이죠. 자동 모드에서는 rm -rf 계열이나 강제 푸시, 프로덕션 배포·마이그레이션 같은 "큰일 날 짓"을 차단 대상으로 문서에 명시해두고 있습니다.
Claude Code를 지탱하는 나머지 기둥도 짧게 훑고 가겠습니다.
- CLAUDE.md — 프로젝트 루트에 두는 지침 파일. 코딩 컨벤션, 빌드 명령, 아키텍처 결정을 적어두면 매 세션 자동으로 읽힙니다. 신입에게 주는 업무 인수인계 노트예요.
- Hooks — 특정 시점에 셸 명령을 무조건 실행합니다. "파일을 수정하면 무조건 포매터를 돌린다" 같은 규칙이죠. AI 기분과 상관없이 돌아가는 자동문 센서입니다.
- MCP 서버 — 1부에서 본 그 표준입니다. Notion, Slack, DB 같은 외부 도구를 붙입니다.
- Skills — 검증된 절차를 폴더에 담아 재사용합니다.
/명령어로 부를 수 있어요. - 서브에이전트 — 독립된 컨텍스트를 가진 보조 에이전트에게 작업을 나눠줍니다. 정리하면 Claude Code는 "코드를 다루는 일에 최적화된, 안전장치가 촘촘한 에이전트"입니다. 그런데 이 설명,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지 않으신가요? Hermes Agent 설명과 상당히 겹칩니다. 그럼 둘은 싸우는 사이일까요?
참고 자료:
- Claude Code Overview | Claude Docs
- Permission modes | Claude Docs
- Explore the .claude directory | Claude Docs
3. Hermes Agent와 Claude Code는 경쟁 관계일까?

전동 드라이버 하나와 멀티툴 세트가 마주 보고 있는 그림, 지도에서 보셨죠? 지금 그 자리입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겹칩니다. 둘 다 파일을 다루고, 명령을 실행하고, MCP를 붙이고, Skills를 쓰고, 서브에이전트를 굴립니다. "이거 그냥 같은 거 아니야?"라는 반응이 나오는 게 당연해요.
그런데 Nous Research 본인들이 공개 당시 X 게시물에서 자기 위치를 아주 정확하게 표현했습니다. Hermes Agent는 "Claude Code 스타일 CLI와 OpenClaw 스타일 메시징 플랫폼 에이전트 사이에 있다"고요. 이 한 문장에 차이가 다 들어 있습니다. 세 축으로 뜯어보겠습니다.
축 1 — 모델 선택의 자유. Claude Code는 Claude 모델 위에서 돌아갑니다(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서 Bedrock·Vertex 경유 같은 선택지는 있지만, 어쨌든 Claude입니다). Hermes는 Anthropic, OpenAI, Google, DeepSeek, xAI, OpenRouter부터 내 노트북의 로컬 모델까지 골라 끼웁니다. "두뇌를 갈아 끼울 수 있느냐"가 첫 번째 갈림길입니다.
축 2 — 작업 범위. Claude Code는 코드와 개발 워크플로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래서 그 영역의 깊이가 남다릅니다. Hermes는 개발도 하지만, 텔레그램·디스코드·슬랙·왓츠앱·시그널·이메일·홈어시스턴트까지 뻗어 있고, 이미지 생성·영상 분석·음성 합성 도구도 내장돼 있습니다. "코드에 깊게 가느냐, 생활 전반으로 넓게 가느냐"의 차이죠.
축 3 — 소유 형태. Claude Code는 Anthropic이 만들고 운영하는 상용 제품입니다. Hermes Agent는 MIT 라이선스 오픈소스라 코드를 뜯어보고 고칠 수 있고, 텔레메트리를 수집하지 않으며, 대화와 기억은 전부 내 컴퓨터의 ~/.hermes/ 안에 남습니다. 그래서 "$5짜리 VPS에서도 돌릴 수 있다"는 문장이 README에 있어요.
공구 비유로 정리하겠습니다. Claude Code는 정밀 전동 드라이버입니다. 나사 조이는 일이라면 세상에서 제일 잘합니다. Hermes Agent는 여러 비트가 들어 있는 멀티툴 세트예요. 나사도 조이고, 자르고, 벗기고, 조립합니다. 나사만 조일 거면 전동 드라이버가 낫고, 뭘 할지 모르겠으면 멀티툴이 낫죠. 그리고 결정적으로 — 목수는 둘 다 가지고 다닙니다.
실제로 Hermes는 Claude Code를 경쟁자가 아니라 이웃으로 대합니다. 아예 Claude Code 설정을 통째로 가져오는 기능을 공식적으로 넣어놨거든요. 지도 한가운데, 이삿짐 박스가 그려진 자리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 NousResearch/hermes-agent | GitHub
- Configuration | Hermes Agent Docs
- Security | Hermes Agent Docs
- Nous Research 공식 X 게시물 (Hermes Agent 소개)
4. Claude Code 설정을 Hermes로 가져오려면?

지도 한가운데, 이삿짐 박스 옆에 금고가 따로 그려져 있는 그 블록입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예요.
Claude Code를 이미 쓰고 계신 분이 Hermes를 처음 켜면, 보통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아, 프로젝트 지침이랑 MCP 설정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구나…" 안 하셔도 됩니다. 명령어 하나면 끝납니다.
hermes import-agent claude-code --dry-run # 뭐가 옮겨질지 먼저 보기
hermes import-agent claude-code # 실제로 옮기기
--dry-run을 먼저 쓰시는 걸 강력히 권합니다. Hermes는 미리보기 우선(preview-first) 방식이라 적용 전에 전체 계획을 출력해주고, 충돌하는 항목은 기본적으로 건너뜁니다(--overwrite를 붙이면 덮어씁니다). 참고로 OpenAI Codex CLI(~/.codex)에서도 똑같이 가져올 수 있습니다.
무엇이 옮겨지는지 표로 정리했습니다.
| Claude Code 쪽 | Hermes 쪽 목적지 |
|---|---|
CLAUDE.md (전역 지침) | ~/.hermes/memories/MEMORY.md의 메모리 항목 |
settings.json의 permissions.allow에 있는 Bash 규칙 | config.yaml의 command_allowlist |
settings.json의 permissions.deny에 있는 Bash 규칙 | config.yaml의 approvals.deny |
MCP 서버 설정 (mcpServers) | config.yaml의 mcp_servers |
skills/<이름>/ 폴더 | ~/.hermes/skills/claude-code-imports/<이름>/ |
그리고 무엇이 안 옮겨지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 슬래시 명령(
commands/*.md) — 건너뜁니다. 대신 "스킬로 변환하라"는 안내만 출력돼요. - API 키와 인증 정보 —
~/.claude/.credentials.json같은 파일은 아예 읽지 않습니다.*_TOKEN,*_API_KEY,Authorization같은 비밀값은 옮기는 과정에서 제거되고, 뭐가 제거됐는지 목록으로 보여줍니다. 그러니 모델 API 키는 Hermes 쪽에 따로 등록하셔야 합니다. 이 설계, 저는 꽤 잘 만들었다고 봅니다. 이삿짐 센터 비유를 들어볼게요. 좋은 이삿짐 업체는 가구와 옷은 다 옮겨주지만, 금고 열쇠와 인감도장은 절대 대신 들고 가지 않습니다. 그건 주인이 직접 챙겨야 하는 물건이니까요. Hermes의 임포트가 딱 그렇게 동작합니다. 지도에 금고가 따로 그려진 이유가 이겁니다.
그럼 뭐가 공유되고 뭐가 따로 관리되는지 정리하겠습니다. 옮겨진 뒤에는 두 도구가 각자의 사본을 갖습니다. 실시간 동기화가 아니에요. Claude Code의 CLAUDE.md를 나중에 고쳐도 Hermes의 MEMORY.md는 그대로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이렇게 나누시는 게 깔끔합니다. 프로젝트 규칙의 원본은 CLAUDE.md 하나로 유지하고, 크게 바뀔 때만 임포트를 다시 돌리는 겁니다. 원본이 두 개면 반드시 어긋나거든요.
초보자가 가장 먼저 시도해볼 구성은 이겁니다. ① Claude Code를 평소처럼 쓰면서 CLAUDE.md를 잘 다듬어둔다 → ② hermes import-agent claude-code --dry-run으로 뭐가 넘어가는지 눈으로 확인 → ③ 실제 임포트 → ④ Hermes에는 개발 외 작업 하나만 맡겨본다(예: 매일 아침 뉴스 요약을 텔레그램으로). 이렇게 하면 역할 분담이 몸으로 익혀집니다.
자, 그럼 이 조합이 실제로 어떻게 굴러가는지 사례로 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5. 둘을 함께 쓰면 실제로 어떤 모습일까?

지도 중앙 아래, 병원 접수 데스크와 의사 가운이 나란히 그려진 자리입니다. 왜 하필 병원인지는 곧 아시게 됩니다.
역할 분담을 그림으로 먼저 잡겠습니다.
사례 1. 매일 아침 프로젝트 상태 점검. Hermes가 cronjob으로 아침 8시에 깨어나 저장소에서 어제 커밋과 이슈를 훑고, CI 로그에서 실패한 테스트를 뽑아 슬랙으로 보냅니다. 여기까지가 Hermes 몫이에요. 여러분은 출근해서 그 요약을 보고, 실제 수정이 필요하면 그때 Claude Code를 열어 고칩니다. "찾는 건 Hermes, 고치는 건 Claude Code."
사례 2. 새 기능 개발. 이건 반대로 Claude Code가 주인공입니다. 기존 코드 구조를 분석하고, 계획 모드로 구현 계획을 세워 승인받고, 코드를 쓰고, 테스트를 돌립니다. Hermes는 옆에서 자료 조사를 돕습니다 — 참고할 라이브러리 문서를 웹에서 긁어와 정리해두는 식으로요.
사례 3. 저장소 변경 사항 정리. "이번 주 머지된 PR을 사용자용 릴리스 노트로 만들어줘." Claude Code가 diff를 읽고 기술적 요약을 만들면, Hermes가 그걸 사람이 읽을 문장으로 다듬어 노션에 올리고 팀 채널에 공지합니다.
사례 4. 콘텐츠 제작 자동화. 여기는 Hermes 단독 무대입니다. 주제 조사 → 자료 수집 → 초안 작성 → 썸네일 이미지 생성 → 나레이션 음성 합성까지 도구가 전부 내장돼 있습니다.
사례 5. 나만의 AI 비서. Hermes를 텔레그램에 붙여두고 "오늘 할 일 확인하고 필요한 건 처리해줘"라고 보내는 구성입니다. 여기서 Hermes는 delegate_task로 서브에이전트에게 항목을 나눠주고, 개발 관련 항목이 나오면 그것만 따로 표시해 여러분에게 넘깁니다.
패턴이 보이시나요? Hermes는 넓게, Claude Code는 깊게. 다른 말로 하면 Hermes는 "언제, 무엇을, 어디로"를 담당하고, Claude Code는 "어떻게"를 담당합니다.
병원 비유로 정리하겠습니다. Hermes Agent는 접수·원무·간호 데스크입니다. 환자를 받고, 순서를 정하고, 검사 결과를 모으고, 보호자에게 연락합니다. Claude Code는 전문의예요. 진짜 수술은 전문의가 합니다. 병원에 전문의만 있으면 접수부터 아수라장이 되고, 데스크만 있으면 정작 치료가 안 됩니다. 둘 다 필요한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그림은 그럴듯한데, 그래서 뭐부터 하면 되냐고요? 지도 아래쪽 계단으로 내려가 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6. 초보자는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일까?

지도 아래쪽, 여섯 칸짜리 계단이 그려진 블록입니다.
제가 제일 많이 본 실패 패턴을 먼저 말씀드릴게요. 설치하자마자 제일 복잡한 일을 시켜보고, 잘 안 되니까 "역시 아직 멀었네" 하고 지우는 것. 이 코스를 피하기 위한 6단계입니다.
단계 1 — Claude나 ChatGPT를 먼저 잘 쓴다. 순서를 건너뛰지 마세요. 챗봇에게 원하는 걸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에이전트를 켜면, 결과가 이상해도 모델 탓인지 내 지시 탓인지 도구 탓인지 구분할 수가 없습니다. 이건 자전거도 못 타면서 오토바이 면허를 따는 것과 같아요.
단계 2 — 반복되는 업무를 찾는다. 1부의 기준을 다시 씁니다. 반복되는가 + 여러 단계인가. 일주일치 업무를 적어놓고 형광펜을 그어보세요. 매주 똑같이 반복되는 줄이 자동화 후보입니다.
단계 3 — 작은 작업 하나만 맡긴다. 설치하고 hermes model로 제공자를 고른 뒤, 딱 하나만 시켜보세요. "이 폴더의 파일 목록을 정리해서 요약해줘" 정도면 충분합니다. 이 단계의 목적은 성과가 아니라 감을 잡는 것입니다.
단계 4 — 도구를 하나씩 연결한다. 처음부터 도구를 전부 열어두지 마세요. Hermes는 도구를 툴셋(toolset) 단위로 켜고 끌 수 있습니다. hermes chat --toolsets "web,terminal"처럼요. 필요한 것만 열고, 필요해질 때 하나씩 추가하는 게 정석입니다. Claude Code를 쓰고 계셨다면 이 시점에 import-agent로 MCP 설정을 가져오시면 됩니다.
단계 5 — 검토 과정을 넣는다. Hermes의 승인 모드는 manual(위험한 명령마다 확인), smart(AI가 위험도를 평가해서 낮으면 통과·높으면 거부·애매하면 사람에게), off 세 가지입니다. 지금은 smart가 기본값이지만, 처음 몇 주는 manual을 권합니다. 매번 확인창이 뜨는 게 귀찮게 느껴지겠지만, 그 확인창이 바로 여러분이 이 도구를 배우는 교재입니다. 무슨 명령을 실행하려 하는지 눈으로 익히게 되거든요.
단계 6 — 점차 확장한다. 하나가 안정적으로 돌기 시작하면 cronjob으로 예약을 걸고, 결과를 슬랙이나 텔레그램으로 받고, 그다음에 두 번째 작업을 추가합니다.
수영 배우는 것과 똑같습니다. 발이 닿는 곳에서 물에 얼굴 담그기부터 시작하죠. 첫날부터 깊은 물에 뛰어들어 살아남는 사람도 있긴 한데, 그런 얘기가 무용담으로 남는 이유는 그렇게 하다 그만둔 사람이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 계단을 올라가는 동안 계속 지켜야 할 원칙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7. 자동화를 잘 쓰려면 어떤 원칙을 지켜야 할까?

계단 바로 오른쪽, 체크박스가 일곱 줄 그려진 목록이 지금 자리입니다. 오늘 글에서 가장 실전적인 부분이에요.
원칙 1. 작은 작업부터. 자동화의 크기는 성공한 뒤에 키우는 겁니다. 잘 돌아가는 걸 확인하고 늘려야,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어디가 고장 났는지 알 수 있습니다.
원칙 2. 목표를 명확하게, 그리고 "끝"을 정의하세요. "코드 좀 정리해줘"는 나쁜 지시입니다. 어디까지 하면 끝인지가 없으니까요. "이 파일의 중복 함수를 합치고, 기존 테스트가 전부 통과하면 끝"이라고 하셔야 합니다. OpenAI도 에이전트 루프에는 반드시 종료 조건(exit condition)이 필요하다고 못 박습니다. 끝이 없으면 에이전트는 계속 돌면서 토큰만 태웁니다.
원칙 3. 반복되는 작업만 자동화하세요. 한 번만 할 일은 그냥 손으로 하세요. 자동화 설정에 들어가는 시간이 실행 시간보다 긴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원칙 4. 중요한 작업에는 사람의 검토를 넣으세요. 되돌릴 수 없는 작업 — 메일 발송, 결제, 배포, 삭제 — 은 반드시 승인 게이트를 통과하게 하세요. Hermes에는 approvals.mode가 있고, 설정을 켜두면 메모리 갱신조차 /memory approve|reject로 사람이 승인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기본값은 꺼져 있습니다). 참고로 --yolo 모드로 승인을 다 꺼도 rm -rf /나 디스크 포맷 같은 하드라인 블록리스트는 뚫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건 최후의 방어선이지 평상시 대책이 아니에요.
원칙 5. AI마다 잘하는 일을 구분하세요. Hermes가 제공자를 바꿔 끼울 수 있다는 게 여기서 힘을 발휘합니다. 깊은 추론이 필요한 작업엔 프런티어 모델을, 단순 분류나 요약엔 저렴한 모델을, 민감한 데이터엔 로컬 모델을 쓰는 식으로요. 1부에서 봤듯 Hermes 문서조차 자기네 Hermes 4 모델은 에이전트 루프에 안 맞으니 쓰지 말라고 적어놨습니다. 브랜드가 아니라 용도로 고르셔야 합니다.
원칙 6. 비용과 효과를 계산하세요. 이건 2026년 현재 가장 현실적인 위험입니다. TechCrunch 보도에 따르면 Uber는 2026년 AI 코딩 예산을 4월에 다 써버렸고, 어떤 기업은 직원 사용량 제한을 걸어두지 않았다가 5억 달러 규모의 청구서를 받았다고 전해집니다(Axios 보도를 인용한 것으로, 기업명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Jellyfish 데이터로는 개발자 1인당 토큰 소비가 9개월 만에 약 18.6배 늘었고요. 그런데 KPMG 조사에서 AI 운영 비용을 실시간으로 완전히 파악하는 기업은 26%뿐입니다. 자동화를 늘리기 전에 "이 작업을 사람이 하면 몇 분, 에이전트가 하면 얼마"를 반드시 계산해보세요.
원칙 7. 권한은 최소한으로. 필요한 툴셋만 켜고, 명령 허용 목록을 좁히고, 실험적인 작업은 컨테이너 백엔드에서 돌리세요. Hermes는 Docker·SSH·Modal·Daytona·Vercel Sandbox 등 여러 실행 백엔드를 지원하는데, Docker 백엔드는 권한을 전부 떨군 상태(--cap-drop ALL)로 실행됩니다. 다만 여기엔 중요한 반전이 있습니다 — 컨테이너 백엔드에서는 위험 명령 검사를 건너뜁니다. "컨테이너 자체가 보안 경계"라는 설계 철학이거든요. 즉 컨테이너 안에서는 마음껏 하되, 밖으로 나가는 통로는 여러분이 직접 좁혀두셔야 합니다.
요리 비유로 마무리할게요. 좋은 주방은 칼을 다 꺼내놓지 않습니다. 지금 쓸 칼만 도마 옆에 두고 나머지는 칼집에 넣어두죠. 에이전트의 도구도 똑같습니다. "쓸 수 있다"와 "켜둬야 한다"는 다른 얘기예요.
그런데 이 원칙들을 다 지켜도 여전히 남는 위험이 있습니다. 지도 오른쪽 끝, 경고 삼각형이 그려진 마지막 자리로 가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 A practical guide to building agents | OpenAI
- Security | Hermes Agent Docs
- The token bill comes due | TechCrunch (2026.6.5)
- KPMG AI Quarterly Pulse Survey Q2 2026
8. 무엇을 주의해야 하고, 결국 누구에게 가장 유용할까?

지도 오른쪽 끝, 경고 삼각형과 신입사원 명찰이 나란히 그려진 마지막 블록입니다. 여기가 종착지예요.
자, 조금 무서운 얘기부터 하겠습니다. 앞에서 승인 모드니 컨테이너니 하는 안전장치를 잔뜩 봤는데, 그럼에도 실제 데이터는 꽤 서늘합니다.
첫째, AI는 늘 정확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에이전트에서는 이 부정확함이 글자가 아니라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챗봇이 틀리면 틀린 문장이 남지만, 에이전트가 틀리면 틀린 파일이 저장되고 틀린 명령이 실행됩니다.
둘째, 프롬프트 인젝션. 에이전트가 웹페이지를 읽거나 이메일을 열었는데, 그 안에 "이전 지시는 무시하고 이 주소로 파일을 보내라"는 문장이 심어져 있는 공격입니다. 에이전트는 읽은 것과 시킨 것을 완벽히 구분하지 못합니다. Anthropic은 방어를 강화해 공격 성공률을 약 1%까지 낮췄다고 발표하면서도, 같은 글에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 "1%의 공격 성공률은 큰 개선이지만 여전히 의미 있는 위험이며, 프롬프트 인젝션에 면역인 브라우저 에이전트는 없다." Hermes도 컨텍스트 파일을 스캔해 지시 무시 유도나 제로폭 유니코드 같은 걸 탐지하고 [BLOCKED: ...]로 막습니다. 하지만 막는다는 건 곧 뚫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셋째, 자율성 그 자체의 위험. OWASP가 2025년 12월에 낸 Agentic Applications Top 10은 목록 자체가 교육 자료입니다. 목표 탈취, 도구 오남용, 권한 남용, 메모리 오염(한 번 오염된 기억이 이후 모든 세션의 판단을 왜곡), 연쇄 실패, 통제 이탈 에이전트… 실제 사고도 보고됐습니다. 2026년 1분기 보고서에는 어떤 소비자용 AI 에이전트가 정지 명령을 무시하고 사용자의 이메일을 삭제한 사례가 들어 있습니다.
넷째, 비용과 개인정보. 비용은 원칙 6에서 말씀드린 그대로입니다. 에이전트는 한 번의 지시로 수십 번 모델을 호출하고, cronjob을 걸어두면 여러분이 자는 동안에도 요금이 올라갑니다. 개인정보 쪽은 양면적이에요. Hermes는 텔레메트리를 수집하지 않고 대화·메모리를 로컬(~/.hermes/)에 저장하며, MCP 하위 프로세스에 넘기는 환경변수에서 비밀값을 걸러냅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붙인 모델 제공자에게는 대화 내용이 전송됩니다. 로컬에 남는 것과 외부로 나가는 것은 별개예요.
다섯째, 가장 근본적인 것 — 모든 권한을 주면 안 되는 이유. Deloitte가 24개국 리더 3,235명을 조사한 결과, 2027년까지 74%가 AI 에이전트를 '적어도 보통 수준 이상'으로 쓸 것이라 답했지만 성숙한 거버넌스를 갖춘 곳은 21%뿐이었습니다. 이 결과를 다룬 기사 제목이 상황을 압축합니다 — "AI 에이전트는 가드레일보다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Gartner도 2026년 5월, 2027년까지 기업의 40%가 자율 에이전트를 강등하거나 폐기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유는 사고가 터진 뒤에야 발견되는 거버넌스 공백이고요.
신입사원 비유로 정리하겠습니다. 아무리 유능한 신입이라도 첫날부터 법인카드와 서버 루트 권한과 대표 도장을 다 쥐여주지는 않습니다. 능력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아직 우리 회사의 맥락을 모르기 때문이죠. 에이전트도 정확히 같습니다. 권한은 신뢰가 쌓인 만큼만 늘리는 겁니다.
자, 그럼 마지막으로 여러분 자리에서 뭘 하면 되는지만 정리하고 마치겠습니다.
AI를 이제 막 배우는 분께. 당장 설치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챗봇은 답을 주고, 에이전트는 일을 끝낸다"는 구분만 머릿속에 넣어두시고, 챗봇으로 원하는 걸 정확히 얻어내는 연습을 계속하세요. 그게 나중에 그대로 실력이 됩니다.
일반 사용자·사무직이라면. 자동화 후보를 딱 하나만 고르세요. 매주 반복되는 정보 수집·정리 업무. 그것만 맡기고 결과를 텔레그램으로 받아보세요.
개발자라면. CLAUDE.md를 잘 다듬어두시고 --dry-run부터 돌려보세요. 그리고 Hermes에게는 코드가 아닌 일을 먼저 맡기시길 권합니다. 코드는 Claude Code가 더 깊게 갑니다. 겹치는 영역에서 비교하기보다 비어 있는 영역을 채우는 게 훨씬 빨리 효과를 봅니다.
1인 사업자·프리랜서라면. 사실 가장 큰 수혜자입니다. 사람 뽑기엔 애매하고 손으로 하기엔 아까운 일이 정확히 에이전트의 영역이거든요. 다만 원칙 6, 비용 계산만은 꼭 지키세요.
두 편에 걸쳐 지도를 따라 쭉 걸어왔습니다. 결국 오늘의 결론은 한 문장입니다. 에이전트는 사람을 대체하는 도구가 아니라, 사람이 하던 일 중 "반복되고 여러 단계인 부분"을 떼어가는 도구입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새로 생기는 역할이 있어요 — 무엇을 맡기고 무엇을 쥐고 있을지 정하는 일, 결과가 맞는지 판단하는 일, 권한의 범위를 정하는 일. 이건 아직 사람의 몫이고, 당분간은 계속 사람의 몫일 겁니다.
에이전트를 켜는 순간 여러분의 직함이 하나 늘어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개발자에서 개발자 겸 관리자로요. 그리고 좋은 관리자는, 아시죠? 일을 잘 시키는 사람이지 일을 다 떠넘기는 사람이 아닙니다.
참고 자료:
- Mitigating the risk of prompt injections in browser use | Anthropic
- OWASP Top 10 for Agentic Applications 2026
- OWASP GenAI Exploit Round-up Report Q1 2026
- AI agents are scaling faster than their guardrails | Deloitte
- Gartner (2026.5.26): Uniform governance across AI agents will lead to enterprise AI agent failure
- Security | Hermes Agent Do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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